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은 국내 전동휠체어 보조기기 급여제도가 리튬이온 배터리 시대를 맞이했음에도 여전히 구시대적인 납축전지 중심으로 설계되어 장애인의 이동권과 기술 접근권을 제한된 상황을 지적한 장애인정책리포트 제460호 “리튬이온 배터리 시대, 선택권 없는 전동휠체어”를 발간했다.
이번 리포트는 기술 발전으로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현행 제도가 혁신 기술의 도입을 가로막아 장애인의 이동권을 저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리튬이온 배터리형 전동휠체어 및 전동화키트의 급여를 포함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촉구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납축전지에 비해 가볍고 충전 시간도 짧아
리튬이온 배터리는 납축전지에 비해 성능이 뛰어나다. 납축전지는 무게가 20~25kg에, 충전 시간이 6~10시간, 수명이 1~2년으로 제한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는 무게가 5~10kg으로 납축전지 대비 60~70% 가벼우며, 충전 시간은 2~4시간 이내로 납축전지 대비 50~60% 단축되고, 수명은 4~6년(1,000회 이상 충전)으로 훨씬 길다. 이러한 고효율 기술은 장애인의 신체적 부담을 줄이고, 하루 이동 반경을 확장하며, 돌봄 의존도를 낮춰 자립생활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음에도, 장애인보조기기 급여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전기차는 되는데 휠체어는 안 된다? 모순의 보조금
현재 장애인 보조기기 급여제도는 보장성 강화를 목적으로 매년 꾸준히 급여를 확대해 오고 있지만, 정작 핵심 품목인 전동휠체어 급여 제품 목록에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재 등 안전성을 이유로 여전히 납축전지를 사용한 구형 제품만 등재되어 있다. 이 논리는 정부가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 전동킥보드, 전동자전거에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사실과 상충된다.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의 전동화키트를 쓰는 이씨는 “수동휠체어만 탈 땐 어깨가 너무 아팠는데, 이걸 달고 나서는 세상이 넓어졌다. 전동화키트 사용 후 어깨 부담이 줄었는데 지원 품목에서 빠져 있는 게 제일 아쉽다”고 토로했다.
제조 업체 역시 “장거리 이동, 경량화 측면에서 사용자 만족도가 훨씬 높다”며 리튬이온 배터리의 급여 항목 포함에 긍정적이었으나, “안전성과 합리적인 교체 주기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리튬이온 배터리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공감했습니다. 그러나 업체 관계자는 “중소업체가 리튬이온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인증 비용 지원 등)이 조성되면 더 안전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의 이동 효율성, 안정성·내구성 등으로 급여 기준을 정할 필요 있어
해외 사례를 보면, 급여 기준은 배터리의 종류가 아니라 이동 효율성과 안전성, 내구성 등 성능 지표를 중심으로 결정된다. 다양한 배터리 기술이 급여 항목에 포함되어, 사용자는 환경과 사용 목적에 맞게 기기를 선택할 수 있다. 한국도 리튬이온 배터리 등 최신 기술을 포함한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장애인이 이동 환경과 생활 특성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방향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전동휠체어에 리튬이온 배터리 ‘안정성 미확보’, 과연?
리튬이온 배터리는 안전성과 성능을 객관적으로 보증하는 한국산업표준(KS) 2019년 KS P 1997 규격에서 이미 과충전·단락·진동·충격·온도 시험 등 안전 기준이 존재한다. 이런 공신력 있는 표준은 급여 평가의 명확한 근거가 될 수 있음에도, 국내 전동휠체어 및 배터리 급여 심사에서는 이러한 인증 제품이 지역별로 다르게 해석되어 예측 불가능성과 중복 심사가 발생하며, 이는 기업과 시장의 혁신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장총은 “표준 인증을 자동 인정하거나 심사 우선권을 부여해 행정 효율과 산업 신뢰도를 높이고, 국제표준에 부합하는 제품의 공공조달을 확대한다면 산업 생태계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차전지는 단순 부품이 아니라 장애인의 이동과 사회참여를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이며,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의 급여 제외는 장애인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제도적 배제이다. 기술 접근권은 선택권이 아닌 기본권으로, 장애인이 첨단 보조기기에 차별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