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시설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제기된 뒤, 수사는 장기화되고 행정조치는 수사 결과 이후로 미뤄지면서 피해자와 입소자의 안전·권리가 뒤로 밀리고 있다.
경찰이 2025년 3월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같은 해 9월 압수수색과 분리 조치가 이뤄졌음에도, 사건의 중대성에 상응하는 조치가 현재까지 신속히 집행되지 못한 점은 결코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는 더 이상 수사 중이라는 말 뒤에 책임 조치가 지연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
‘색동원’ 성폭력 사건이 중대한 이유는 폐쇄적인 거주시설 법인의 관리 소홀 등으로 성폭력과 학대가 장기간 은폐·반복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다수 입소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성폭력이 발생한 점, 분리 조치한 자립체험홈이 색동원 산하 시설로 피의자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점, 유사한 사건에서 시설 폐쇄 등 강력한 조치를 한 것과 달리 어떠한 행정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시는 즉각 시설을 폐쇄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신속히 착수해야 하며, 이 사안이 논의나 검토로 시간을 끌 사안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 도가니 사건이라고 불린 광주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당시에도 행정은 사회복지법인 설립허가 취소와 시설 폐쇄 결정을 통해 책임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선례가 존재함에도 이번 사건에서 처분을 미루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으며,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발생한 중대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오히려 후퇴시킬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입소자 모두에 대한 탈시설과 지역사회 자립지원이다. 입소자 33명 중 특정된 피해자만 최소 2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피해자를 고려하여 일부가 분리되었더라도, 결국 입소자 모두가 같은 법인·산하기관 등 유사한 구조 안에 계속 머물게 하는 방식은 안전과 권리보장 어느 측면에서도 해법이 될 수 없다.
인천시는 ‘색동원’ 입소자 모두를 지원하되 이 중 성폭력 피해자를 자립지원의 최우선 대상으로 포함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주거, 심리재활 등을 지원하여 실질적인 자립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정부 또한 책임을 미루지 말고 긴급 예산과 전담 지원체계를 투입하여, 입소자 모두가 피해 공간에서 벗어나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거주시설이 장애인의 인권과 안전을 보장하는 공간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다. 관계기관은 책임의 순서를 수사 이후로 미루지 말고, 피해자 등 입소자 지원과 탈시설·자립지원을 당장 실행하길 바란다.
2026. 1. 28.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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