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과 16일, 강원 속초에서 제31회 한마음교류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전국 장애인단체 종사자 및 당사자, 유관기관 종사자 등 600여명이 참여하였습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단체연합회와 공동으로 대회를 주최·주관하였습니다.
이번 대회는 <장애인 소비자는 선택권이 있는가>라는 주제로 장애당사자가 정책 수혜자를 넘어 정책 소비자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기조강연으로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동석 교수를 통해 ‘사회보장제도 속 장애인의 선택권 현실과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교수는 현행 법을 살펴보면 수급권을 가지고 있는 장애인에게 행위권은 사실상 보호자에게(청구할 권리 등) 주어지고 있다며, 소비자라 함은 능력과 권한이 있고, 구매할 행위권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장애인을 능력이 없는 따라서 행위권도 없는 사람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흔히 장애인정책의 예산을 늘리는 게 장애인의 권한을 늘리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같은 의미는 아니라며, 오히려 현재 체계에서 예산만 늘려나가면 장애인의 권리를 되찾아오는 것은 더욱 힘들 수도 있다고 우려하였습니다.
기조강연을 통해 성인 장애인인 경우 ‘능력’을 따지지 말아야 하며, 모든 사람이 자신의 서비스를 ‘개인’ 신청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우에 따라 대리인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는 서류상 엄격해야 한다고 말을 맺었습니다.

올해 한마음교류대회는 정책세미나 첫 번째 세션과 일상공감 등을 통해 장애인개인예산제 시범사업에 대해 심도 있는 토의와 당사자 고민을 공유하였습니다. 개인예산제는 현 정부가 장애인정책 주요 추진과제로 삼아 시범사업 도입 등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세션에서 발제를 맡았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한나 연구위원은 올해 시작된 시범사업의 경우 보건복지부의 공적 재원이 투입된 첫 해로,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예산 사용에 다양한 사례가 있고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나, 명확한 취약점을 가지고 있고 ‘선택권’이라는 측면에서도 부족한 점이 많다고 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개인예산제는 지급 방법의 변화이지 예산의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또한 2026년에는 9개 지역을 추가하여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하며, 향후 과제는 많으나 그 중 급여의 충분성과 자원의 충분성, 접근성 등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을 맺었습니다.
장애인단체 종사자와 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3명의 토론자를 통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아직 시범사업 단계이기에 나눌 수 있는 내용에 한계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사례와 비교해 보았을 때 분명한 개선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였습니다.
세션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최근 뜨거운 감자인 개인예산제 시범사업에 대해 알 수 있고, 발표와 토론이라는 구성과 내용이 유익하고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대회 2일차 오전에는 일상공감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예산제 시범사업 확대와 적용에 대한 당사자 자유발언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온 경기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팀 홍주봉 회원님과 이나리 국장님은 사업의 내용을 설명하고 이해하고자 하였으나, 발달장애인을 위한 읽기쉬운 쉬운 자료가 없어 개념조차 낯선 상황임을 공유하였습니다. 그리고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서비스 선택’이라는 것을 처음 하다보니 더욱 적용이 힘든 것 같다며 경험을 나눠주셨습니다.
또 다른 발언을 통해 전라남도 해남군의 시범사업 참여 및 중도포기 사례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서비스의 선택 폭이 좁아 자유로운 예산 사용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는 정책세미나를 통해 지적되었던 자원의 충분성과 연결됩니다.
그리고 예산을 먼저 받아 사용하는 게 아니다 보니 서비스 선택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초기 비용이 발생하는데, 장애 당사자에게는 적은 금액이라도 부담이 되는 현실이고 이러한 이유로 중도포기자가 더러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발언에 참여한 최유은 팀장(전라남도장애인단체총연합회)은 시범사업의 진행 사항에 대해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라는 속담을 인용하며 발언을 마쳤습니다.
아름다운 도시 속초에서 개최된 제31회 한마음교류대회는 사회보장제도, 장애인의 선택권, 소비자, 개인예산제 시범사업 등 뜨거운 감자, 장애계 주요 현안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의 현장 반응도 매우 뜨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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