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약물오남용방지와 약제비의 거품을 제거한다는 취지로 의약분업이 실시되었다. 의약분업의 실시로 전 의료기관에서는 원외처방전을 발행하여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조제 받도록 하고 있으며 의약분업은 단기간 내 추진된 것을 감안할 때 비교적 짧은 시일 내 제도로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의료서비스가 장기적이고 긴급한 계층에게는 오히려 의약분업이 상대적으로 불이익과 불편을 줄 수 있다며 1·2급 중증장애인, 응급환자, 고엽제후유증, 사회복지시설입소자, 1종전염병환자 등을 의약분업의 예외대상자로 인정하여 예외적으로 원내처방을 허용해왔다.
그러나 ‘국민불편의 최소화’ 라는 예외제도의 취지와는 다르게 의약분업 시행이후 1·2급 중증장애인을 비롯한 의약분업예외대상자들은 원내처방이라는 편의를 제공받는 대신 일반인이 원외처방으로 30%의 약제비를 부담하는데 반해 55%(종합병원의 경우)의 높은 본인부담률을 감수하며 원내처방만을 하도록 강요받아왔다. 이러한 불이익으로 많은 민원이 제기되어왔으며, 일부 원외처방의 여건이 허락되는 중증장애인들은 병원과 약국의 이중방문을 감수하면서도 오히려 원외처방을 요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환자들의 불편과 민원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요양급여의기준에대한규칙과([별표1]1-마 “요양기관은 정당한 사유 없는 한 요양급여에 필요한 약제·치료제를 직접구입하여 가입자 등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약사법(제21조5항 “의사의 직접조제가 가능토록 규정된 예외환자 및 의약품은 원내에서 직접 조제할 수 있다”)을 근거로 의약분업예외대상자에게 원외처방하는 것은 의약분업제도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지난 3월 의약분업예외대상자들의 원외처방을 전면금지조치 시켰다.
아울러 복지부는 의약분업예외대상자들에게 원내처방의 본인부담률이 높은 3차 진료기관을 이용하기보다 본인부담률이 낮은 1차 진료기관을 이용하라고 권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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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복지부의 이러한 조치는 ‘원칙적인 의약분업’ 때문이라기보다는 건강보험재정위기를 맞아 의료서비스에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 의료비를 전가시키는 방안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아울러 의약분업으로 인한 불편을 배려한다는 이유로 중증장애인을 비롯한 의약분업예외대상자들에게 원외처방을 금지함은 오히려 의료서비스 선택에 대한 소비자의 권리를 빼앗는 것과 다름이 없다. 더욱이 건강보험이라는 사회보험제도의 본래 도입취지가 사회적 형평성임을 감안할 때 이는 사회보험의 본연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할 것이다.
이에 한국장총은 이번 의약분업예외대상자의 원외처방금지조치를 계기로 의약분업예외대상자들의 원내처방의 본인부담률을 원외처방과 동일하게 낮출 것과 의약분업예외대상자에게 원내외처방 선택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이와 같은 의약분업제도 개선 요구안은 의약분업예외대상자들에게 의약분업으로 인한 상대적인 불이익과 불편을 배려해주면서 이에 따른 경제적인 부담도 경감해주었어야 하는 국가의 당연한 조치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의료서비스에 있어 사회적 형평성 구현, 소비자 선택권이 보장되도록 의약분업제도를 개선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