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일방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논의 중단 지시를 규탄한다!
▲ 2005. 11. 03 / 여의도 국민은행 /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 천막농성 현장 대형현수막 |
지난 4년간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장애인들의 노력은 장애인의 존재가 이 사회에서 ‘없음’이 아니라 ‘있음’을 알리기 위한 피땀나는 과정이었다. 수 천년 역사가 진행되어오면서 무수히 많은 계급과 계층이 번성을 반복해왔지만, 우리 장애인들만은 항상 억압당해왔고, 짓눌려왔으며 늘 ‘없음’의 존재로 파묻혀 왔다. 정부의 시혜로 점철된 수용정책으로 가까스로 숨만 내몰아 살아왔으며, 통합사회를 지향하는 이 시점에서도 우리의 역사는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얼룩져, 기본적인 권보장조차 배제되어왔고 장애인은 차별의 상징이 되었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죽은 존재와 다름없는 장애인들에게 노무현 대통령은 2002년 대선에서 450만 장애인들에게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을 공약한 바 있다. 우리는 장애인들의 문제를 이제 시혜나 동정이 아닌 ‘인권’으로 인식해주는 정부를 만났으며, 우리의 과거와 현실 속에 차별로 점철된 역사가 미래에 더 이상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장애인문제가 ‘인권’의 문제로 풀릴 것이라는 장애인들의 기대와 희망과는 달리 노무현 정권은 또 다시 장애인문제의 해결주체를 일방적으로 보건복지부로 규정하고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하달해 장애인들을 실망시켰다. 장애인들이 ‘인권’의 문제라 목터져라 외쳤건만 노무현 정부도 역시 안이하게 구태한 판단만 반복할 뿐이었다.
그리고는 장애인들의 목소리는 철저히 부정되었다. 급기야 노무현 정부는 ‘차별시정기구의 일원화로 인한 각 부처의 차별금지법 논의 중단’이라는 일방적인 지시에 의해 지금 보건복지상임위원회로 회부된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상임위 안건 상정조차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있다. 그것은 차별의 굴레를 장애인차별금지법으로 벗어보려고 했던 450만 장애인들의 4여년간의 간절한 염원과 자주권을 부정하는 것이며, 장애인 앞에서 약속했던 노무현 대통령 자신의 공언을 가치 없이 만드는 역사 이래 장애대중에게 반복되어왔던 무수한 통치권자의 기만적인 행위의 반복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어지 온갖 차별과 편견으로 얼룩진 소외계층을 대변한 장애인을 비례대표 1번으로 내세운 정부 여당이 책임있는 행동이라 할 수 있는가?
이는 노무현 정부의 장애인에 대한 무지와 편견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장애인을 비례대표 1번으로 앞세워 전시적 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장애인들의 자기 결정권 운동을 아주 가볍게 치부하고 무기력화시키려는 노무현 대통령과 그 정부의 이중적 행위에 분노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다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에 450만 장애인들이 강렬한 열망으로 지켜보고 있기에 이대로 물러설 수 없으며, 몇 천년동안 우리를 억압해왔던 사슬을 이번에는 기필코 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추운 겨울 한기어린 천막생활을 하는 것은 더 이상 차별받는 몸으로 사는 것은 죽는 것보다 못하다는 장애인들의 절박한 외침이며, 더 이상 기만당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폭력경찰에 의해 저항의 천막은 아주 교묘하게 재차 삼차 뜯겨져나가고 있지만 멈추지 않을 것이며, 장애인들을 무시하는 행정부, 국회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저항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장애인들의 피눈물이 스며든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어떻게 대우되는지 그 과정을 국회 앞에서 물러섬 없이 지켜볼 것이다. 만약 장애인에게 가해지는 차별을 다른 소수자 집단이 겪는 차별과 비슷한 공통된 요소만을 발췌하여 편의적으로 사회적차별금지법으로 통합시키려고 간단하게 치부해버리면서 이번에도 열린우리당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게 한다면 장애인들의 슬픈 분노는 피눈물의 저항이 될 것이다.
국회의원 모두는 450만 장애인이 왜 그 토록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염원하는지를 귀기울여서 즉각 국회에서 진지하게 심의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기만적인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450만 장애인들 앞에서 약속했던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이라는 약속을 이행해야할 것이다. 이것이 장애인인 의원을 그토록 선전하며 자랑했듯이 최소한의 장애인에 대한 예의이다. 이에 보건복지상임위원회에서나마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원안 한규정, 한 규정에 배인 차별을 들여다보며 조속하게 심의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장애인인들이 차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 설치’, ‘실효성 있는 권리구제 수단확보’라는 장애인의 의지와 자기결정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2005. 11. 01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 2005. 11. 3 /여의도 국민은행앞 /장추련공동투쟁단 천막농성현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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