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적인 課(과) 통합은 장애인정책의 포기이다!![논평]

앞에서는 장애인의 고용확대를 위해 나서겠다고 얘기하고, 뒤에서는 장애인고용정책을 총괄하는 장애인 고용과를 없애고 고령자 고용과와 통합하는 기만적인 정부행위에 480만 장애인대중은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장애계가 국가인권위와 복지부 권익증진과를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사이 480만 장애인의 생존과 직결된 노동부 장애인고용과를 없애버린 것에 장애계는 깊은 유감을 표한다.

우선 누구의 잘잘못을 탓하기 전에 장애인 고용과는 정부부처의 하나의 과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장애인 고용과는 480만 장애대중의 고용정책을 총괄하고, 장애인의 삶의 질을 변화시키는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과이기 때문에 그 의미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2008년 장애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3년 전에 비해 장애인의 실업률이 소폭 감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15세에서 29세 사이의 청년실업은 오히려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취업률도 낮아졌다. 또 취업하고 있는 임금근로자의 고용상태도 임시근로자의 비율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5세 이상 취업 장애인의 직종도 3년과 마찬가지로 단순노무직, 농어업 중심으로 편중되어 비장애인의 사무직과 서비스직 중심의 직종분포와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장애인의 고용상황은 큰 변화 없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단순히 수치적으로 실업률이 감소했을지 모르겠으나 실질적인 장애인의 고용 형태와 고용의 질은 결코 나아진 것이 없다. 이러한 고용상황에서 장애인의 고용정책을 총괄하는 과를 폐지하고 억지 끼워 맞추기식의 과 통합은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서로의 고용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건과 복지문제에 있어서는 장애인과 고령자간에 많은 유사성을 보이지만 고용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접근이 필요하다. 고령자의 고용문제는 일정정도의 숙련된 노동능력을 갖춘 은퇴자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이지만, 장애인 고용문제는 기본적인 장애인의 노동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조차 공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의 접근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혀 다른 두 문제를 한 과에서 다룬 다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

평균 수명의 연장과 사회의 고령화로 고령자문제는 사회적으로 큰 화두이다. 그리고 최근 우리사회의 빠른 고령화는 장애인의 증가 속도보다 더 빠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한 과에서 두 계층의 고용문제를 다룰 때 고령자 고용문제에 장애인 고용문제가 희석될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또 정부가 얼마나 균형을 갖고 장애인의 고용문제를 다룰지는 더욱 의문이다.

최근 대국대과제의 미명아래 이루어지고 있는 막무가내식 과 통합은 정책의 우선순위와 중요성을 고려하지 않는 오류를 범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장애인의 고용정책의 퇴보를 가져올 것이다. 더불어 조직의 효율성과 의사결정의 책임성에도 큰 부작용으로 나타 날것이다.

2009. 5. 4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17-08-19 04:15:54 성명서/보도자료에서 이동 됨]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Langu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