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개발원장 선임과 관련하여
한국장애인개발원(이하 ‘개발원’) 이사회가 신임 원장으로 이용흥 씨를 선출하기로 의결하고,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의 최종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장애계가 우려하고 반대했던 보건복지가족부의 낙하산 인사가 개발원장으로 선임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장애계는 누구랄 것 없이 모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장애인단체들이 한목소리로 장애계를 무시한 복지부의 일방적인 낙하산인사를 반대했건만 진행과정에서 장애인단체들 간의 입장 차이로 스스로 분열되는 결과를 낳았다. 장애계가 하나 되지 못하고 분열하여 공무원과 전문가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뵈고 스스로 좌초한 것은 승자 없는 장애계 모두의 패배다. 우리 비대위부터 깊은 반성과 성찰을 하는바 이다.
개발원 문제의 근본적인 책임은 장애인을 무시하고 인사개입을 자행한 보건복지가족부에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은 대정부질의에서 조차 인사개입을 한 적이 없으며, 개발원장 선임과 관련한 모든 권한은 임원추천위원회와 이사회에 있다는 말만을 되풀이한 채 사실을 은폐하고 덮으려만 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 차관이 원하던 인사는 성공했지만 장애인들과의 갈등과 불신은 어떻게 할 것인지 복지부도 고민하고 행동에 대해 반성하여야 한다.
개발원 임원추천위원들과 이사회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장애계가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낙하산 인사를 추천하고 의결하는 행동은 장애대중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이해관계에서 권한을 행사한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당사자의 정책결정과 집행과정의 참여를 지지한다면 장애인에게 기회를 주었어야 했고 복지부의 절차나 방식이 옳지 않았다는 것을 판단 못하지 않았을 것이다. 분열된 장애계 틈에서 자신들에게 모면된 책임의 기회를 이용해 장애인 목소리를 외면했다. 역시 장애인보다는 행정가나 전문가가 장애인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는 우월의식으로 장애인을 부정하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 아니길 바란다.
장애인개발원은 장애인들의 것이다. 의식 없이 주인 행세하는 현재의 이사회는 장애인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새로이 구성되어야 한다. 장애인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개발원은 개혁되어져야 한다. 이는 아직 해결되지 못한 과제로 남은 것이다
철학 없는 전문가들에게 우리와 관련된 중요 문제에 대한 결정권을 내주고, 우리들은 스스로의 분열로 무기력과 무능을 확인한 현실이 가슴 아프다. 우리 비대위는 비록 주장하던 바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많은 것을 깨달았으며, 이번 투쟁이 향후 장애인들의 자주역량과 성숙된 화합의 기틀을 위한 의미 있는 과정으로 여기며 역사의 한편에 묻어두고자 한다.
한국장애인개발원장의 복지부 부당인사
압력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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