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 중인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선임이 상식을 벗어난 체 파행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실에 당혹감을 금할 수 없다. 무엇보다 열악한 장애인의 노동현실과 고용상황을 볼 때 지금의 파행적인 인사는 매우 유감스럽다.
그동안 공단 이사장은 장애를 가지고 있는 당사자들이 선임되어 운영되면서 장애인의 고용활성화와 경영 성과측면에서 대내외적으로 높게 평가 받아왔다. 또한 장애계와의 긴밀한 협력관계 속에서 공단을 유지하며, 발전시켜왔다.
이러한 평가가 가능했던 것은 그동안 공단 이사장들이 장애문제에 대한 전문성과 비전을 가지고 있었고, 거기에 장애감수성과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우리의 경제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청년실업은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고, 또 많은 노동자들은 저임금의 노동환경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장애인에 대한 기업들의 낮은 장애인식은 장애인의 취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그런데 장애인의 고용문제를 다루는 대표기관에 장애인 수장 없이 우리사회와 기업들에 장애인을 고용할 것을 설득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이다. 또한 조직의 정체성과 존립 자체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다.
장애인이 기업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격이 있음을 알리는 것이 장애인고용공단의 역할임을 볼 때, 장애인의 고용문제와 취업을 위해서는 기관의 장은 반드시 장애인으로 선임하는 것이 장애인의 고용활성화에 있어 사회적으로 큰 설득력을 가질 것이다.
우리 장애계는 이번 공단 이사장 인사와 관련해 개입할 의도는 없다. 다만 노동부가 장애인고용과 관련한 더 이상의 우리사회와 기업을 설득하는 것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면 반드시 공단 이사장은 장애인으로 임명할 것을 요청한다. 부디, 장애인들이 원하는 바를 잘 헤아려 공단이사장을 선임해주기를 바란다.
2010. 6. 1.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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