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장애인복지위원회’ 폐지를 반대한다! [성명서]

 
“총리실 산하의 ‘정책조정위’ 필요하듯 
지자체의 ‘복지위원회‘도 같은 기능” 
 
“장애인당사자 참여 보장된 복지위원회는 
장애인정책 감시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 
 
 
 

지난 12일 보건복지가족부는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의 개정안 내용에는 지방자치단체에 각각 두도록 되어있는 ‘지방장애인복지위원회’와 ‘장애인복지상담원’의 폐지를 담고 있다. 폐지 이유는운영 성과는 거의 없는 반면, 지방자치단체에 업무 부담만 주고 있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두 가지 제도는 전혀 다른 취지로 지방자치단체에 설치된 것으로 운영성과만으로 동등하게 취급할 것이 아니다. 특히 우리는 지방장애인복지위원회의 폐지를 반대한다.

지방장애인복지위원회는 2004년 3월 장애인복지법을 개정하여 새로이 삽입한 조항이다. 당시 장애인복지사업의 대부분이 복지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되면서 장애인당사자의 참여와 감시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방안으로 유재건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개정 취지는 국무총리산하의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처럼 지자체에도 장애인정책의 수립․조정․평가 등을 담당하는 ‘지방장애인복지위원회’를 설치함으로써 장애인복지정책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다.실제는 복지부가 지자체로 사업을 대폭 이양하면서 우려되어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국회의원에게 의견을 내어 개정됐다는 장애인정책심의관의 배경설명도 있었다.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에 대한 역할비중이 커지면서 장애인정책은 자치단체장의 관심과 의지에 따라 지역 간 편차를 보여 왔다. 이에 대해 한국장총과 회원단체 및 국회의원들이 함께 관심을 갖고 2005년부터 매년 광역자치단체의 장애인복지․인권수준을 비교하여 지자체별 순위를 정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해 왔다. 지방이양 이후 지자체의 장애복지 수행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지자체의 분권능력에 주안점을 두고 인력․예산․조직․제도 등을 고려해 측정했다.

또한 지방의 장애인단체들과 연대하여 지방장애인복지위원회의 설치 조례를 촉구하는 운동을 펼쳐왔다. 현재는 전국 지자체의 40.7%가 지방장애인복지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민간영역에서의 활동은 지자체의 장애인정책에 대한 관심촉구로 예산증액과 제도보완 및 정책결정과정에 장애인의 참여를 보장하는 데 일정정도 기여해 온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내년부터는 지방분권교부세가 폐지되면서 장애인복지예산도 보통교부세로 통합 운영된다. 사회복지분야 투입을 강제할 수 없는 자율적 재원이므로 장애인복지에 예산이 얼마나 돌아갈지 더욱 걱정스럽다.

물론 현실은 위원회가 연간 1~2회정도 개최되거나 아예 열리지 않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지 못하다. 이는 국무총리산하의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잘못은 정부의 위원회 활용에 대한 의지부족이 원인이지 제도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같은 논리라면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도 폐지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도 각 지역마다 장애인당사자를 포함한 관련 단체장, 전문가 등이 지자체장과 장애인 정책에 관해 협의하는 ‘장애인시책추진협의회’가 운영되고 있다. 물론 나라마다 정책 결정과정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처럼 지역에서 직접 의견을 수렴하여 활발히 정책에 반영시키는 구조 확립이 시급하다.

인프라 개편, 장애연금과 장애인요양 등의 새로운 장애인정책의 도입과 확대 등으로 정책결정과 시행에서 당사자들의 참여와 의견교류의 필요성은 더욱 요구되고 있다. 이런 시기에 복지부가 법에서 보장한 지방장애인복지위원회를 없애는 것은 단견으로 보인다. 장애인정책의 다양성으로 중앙정부도 부처간 장애인정책의 조정이 필요하여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설치운영 하는 것처럼 지방행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방장애인복지위원회의 폐지는 재고되어야 한다. 물론 사회복지위원회에 통합시킨다는 계획은 폐지를 위한 구실뿐 더 나은 대안이 되지 못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오히려 지방장애인복지위원회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도록 권고하고, 자치단체 평가시 이를 중요하게 반영하여야 한다.

2009. 8. 27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17-08-19 04:15:54 성명서/보도자료에서 이동 됨]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Langu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