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연무관에서 지난 6일 대통령 경호관들이 이명박 대통령 앞에서 경호시범행사를 가졌다. 이날 경호관들은 ‘장애인 생존권을 보장하라’라는 현수막을 펼치며, 구호를 외치는 휠체어장애인을 제압하는 시연을 서슴없이 보였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극단적인 시연의 연출이었다. 과연 장애인이 대통령을 ‘위협’할 만큼 위험한 존재인가? 그렇지 않다면 이런 시연을 보여준 의도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장애인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며, 대통령은 위협할 만큼의 힘을 갖고 있지 못하다. 아니 대통령의 얼굴조차 보기 힘든 존재들이다. 이런 장애인들이 대통령을 위협하는 존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정말 억지다.
경호관들이 대통령의 경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훈련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일 것이다. 하지만 이날 시연에 장애인을 통한 연출은 지나쳤다. 정말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취임 초부터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한 정부는 사회적 소외계층인 장애인을 대통령을 위협하는 존재로 간주하고, 많은 사람들이 참관하는 자리에서 언론에 까지 공개한 공식적인 자리에서 장애인을 폭력적인 존재로 취급한 것은 이 정부의 사회소외계층에 대한 의식을 알기에 충분하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이 된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지키고 감독해야 할 정부가 앞장서서 장애인을 차별하고 폭력을 자행하는 집단으로 선전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과연 이정부에 어떠한 신뢰를 가질 수 있을 지 의문스럽다.
경호관들이 생존권을 외치는 장애인을 제압하는 장면을 보고 이명박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들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앞으로 경호관들의 말을 잘 듣겠다’고 한 이명박대통령은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누구를 위한 대통령인지 묻고 싶다.
우리 480만 장애인은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고, 대통령을 위협하는 존재로 비하하고 있는 이명박정부와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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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장애인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 9월 9,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