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9일 미래한국당대표 사퇴를 선언한 한선교 의원(사진출처: 오마이뉴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최근 정치권의 장애인비례대표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장애인에게 매일 희망과 절망의 감정을 교차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조속한 장애인 당사자의 당선권 배치 확정을 요구한다.
특히 위성정당으로 국민적 비난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형태가 더욱 그렇다. 두 정당은 각각 장애인을 인재영입하면서 기대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최혜영씨를 영입인재 1호로 세상에 알리고 이후에 비례대표 배정 선거 결과 1번으로 안정적으로 배정하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신설된 다른 정당으로 비례대표를 낸다는 계획으로 알려져 장애인들의 기대가 그대로 결과로 이어질지 조바심나게 한다.
미래통합당은 더 복잡하다. 지체장애인협회 이종성 사무총장을 8번째 인재로 영입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미래한국당은 1호 연입인사로 시각장애인피아니스트 김예지씨를 영입했다. 지체장애인협회에서 국회의원이 나와야 한다는 심재철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다른 장애유형을 분노케 했던 것은 시각장애인 영입으로 다소 위안되는 듯했다.
그러나 17일 공개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명단에 따르면 이 전 총장은 당선 안정권 밖의 순번을 받았다. 다음날 이 전 총장이 당선권 안인 8번으로, 김예지씨가 11번으로 수정 배치되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수정안은 공관위에서 부결되었다. 이후 미래한국당은 당대표와 공관위원 전원이 사퇴하는 등 초유의 사태를 빚고 있다.
사실 이 막장드라마의 끝장판은 본당과 위성정당간의 알력으로 시작되었다. 이종성씨는 당선권 밖인 22번애, 김예지씨는 3번에 배치하면서 장애인비례가 ‘황교안의 사람’과 ‘한선교의 사람’으로 구별되어지는 알력다툼의 대상이 되었다.
결국 3월 19일 미래통합당 탈당 후 미래한국당에 입당한 원유철 의원은 20일 하루만에 당대표로 선임되었고 공천관리위원장을 전격 교체하기로 하였다. 원유철 당대표는 공천관리위원회를 새로 구성하고 비례대표 추천명단을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급기야 이를 두고 비례대표 명단 전면 재검토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이러한 행태는 이번 총선에서 장애인 당사자의 국회 진출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장애계를 우롱하는 처사이다.
장애인계층은 황교안의 사람과 한선교의 사람으로 비쳐지길 바라지 않는다. 모두가 고르게 당선권에 들어가길 바란다.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는 현기증이 날정도의 현란한 번복은 장애인에게 희망을 줬다 절망을 줬다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이런 상황들은 어찌 보면 예견된 일이었다는 세간의 평가는 물론이고 자신들이 쳐놓은 연동형비례대표제의 덫에 걸려 급기야 스스로 ‘모회사-자회사’ 운운하며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고 있는 현실이다.
후보자의 자격과 경력, 과정으로 논란거리를 만들어온 것도 모자라, 스스로 선정한 비례대표 후보들을 또 다른 셈법으로 완전히 바꾸는 것은 물론이고, 그 마저 새로 갈아 엎어 전면 재검토도 불사하겠다니.
장애인들은 정치권의 악세사리가 아니다. 인재영입의 형식으로 장애인을 배치한건 나름 계층을 대표할 능력이 있다고 인정한 것이고, 비례대표에 공천신청을 한 것과는 당연히 구별되어야 한다
두 사람은 모두 현재의 일자리에서 물러나 정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 본인이 원해서가 아니라 활발한 활동을 위해 당의 권유로 그렇게 한 것이다. 일터까지 버리고 정치활동에 전념해 주길 권유한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한 개인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에 대한 책임까지 요구받고 있다.
장애계층은 물론 소외계층의 직접 정치참여 보장을 위한 비례대표 당선권 확정과 당헌,당규 상의 명문화를 요구해온 장애계 목소리의 엄중함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또 그 염원을 품고 입성를 꿈꾸던 영입 후보자들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당장 이런 행태를 바로잡아 장애비례대표의 당선권 배정과 확정 발표를 진행해야할 것이다.
인재로 영입된 두 사람 중 한명이 내쳐지거나. 누군가에겐 결론이 웃음에서 불행을 주는 결과가 아니길 진정 바란다.
각 정당은 조속히 장애인 당사자 비례대표 당선권 배치를 확정하라
- 3월 20,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