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삶의 질①] 장애인의 삶의 질은 ‘건강한 삶’ 부터

[장애인정책리포트 제360호] 문재인 정부 장애인 삶의 질 문제 해결할 수 있나?
① 장애인의 삶의 질은 ‘건강한 삶’ 부터
② 장애인의 쾌적한 삶은 주거환경 개선부터
③ 이동 불가능 속의 편리한 삶은 없어
④일상이 재난인 장애인의 삶을 안전하게!
⑤풍요로운 삶? 빈곤탈출 의지마저 빼앗긴 장애인
 

​한 나라의 국가경제가 발전하는 만큼 동시에 사회, 문화, 복지, 의료, 교육, 주거 등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환경적 요인들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사회적 성장 가운데 장애인들은 어떠한 삶을 누리고 있을까? 우리 사회에 구축되고 있는 대부분의 인프라와 정책 등의 사회구조는 비장애인 중심의 사고와 입장으로 구축되고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적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장애인의 삶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본 글에서는 보편적인 삶의 질 향상이란 측면에서 장애인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 건강, 주거, 이동권, 재난·안전, 빈곤 상태를 살펴보고, 새로 들어선 문재인정부의 장애인 우선해결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 삶의 질 이란? 
◦WHO(1993)에서는 삶의 질을 개인이 살고 있는 문화나 가치 체계 하에서 목표와 희망, 기준 그리고 관심사들과 관련하여 삶에 있어서 그들의 위치에 대한 인지라고 정의함 
◦세계보건기구는 삶의 질을 측정하는 척도로서 크게 6개 영역으로 신체적 영역 (physical domain), 심리적 영역(psychological domain), 독립정도(levels of dependence), 사회적 관계(social relationships), 환경(environment), 영적영역(spiritual domain)으로 구분하여 정의함

□ 경제발전? 우리 국민의 삶의 질은 글쎄… 
◦우리나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어낸 국가라고 평가받고 있으나 경제발전이 삶의 질과 동반 상승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한국의 GDP수준은 2016년 1조 40억 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11위의 경제규모임 
-특히 금융위기 이후 가구당 순가처분소득 상승률(2009년~2013년 12.28%)은 통계가 발표되고 있는 OECD 29개 회원국 중 가장 높게 나타남 
◦OECD가 발표한 ‘2016년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BLI)’에서 한국은 OECD 34개 회원국을 포함한 조사대상 38개국 중 28위를 차지함 
-같은 해 OECD가 발간한 ‘How’s Life in Korea?‘에서는 ’한국의 웰빙 현황‘을 아래의 그림으로 요약됨 
-사회적 지지, 건강체감, 공기의 질, 일과 생활의 균형, 기초위생, 삶의 만족도 등의 분야에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음

[한국의 웰빙 현황, OECD(2016). How’s Life in Korea]

□ 장애인의 삶의 질 문제 해결 못하는 법률 
◦우리나라 국민의 삶의 질 문제 해결은 새로 출범한 현 정권에서도 중요한 정책과제로 대두됨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국정 운영의 중심을 삶의 질에 둘 필요가 있다”며 강조함 
◦장애인의 삶의 질 문제는 전체 국민에 비하여 더욱 심각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됨 
◦이의 해결을 위해 그 동안 장애인과 직접적인 관련을 가진 다양한 법률들이 제정되어 ‘기회적 평등’ 구조는 구축되었다고 하지만, 대부분 중증장애인이면서 기초생활수급대상자만이 주대상이 되고 있어 심각한 사각지대를 발생시키고 있음에 따라 ‘결과적 평등’을 달성하기에는 요원한 상태임 
◦이에 해결을 위한 장애인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주요 분야의 현황 파악이 필요하며, 이와 관련된 장애인 정책들이 긴밀하게 추진되도록 정책우선과제로 채택되어야 함 
-이 글에서는 주요 분야로 건강한 삶, 쾌적한 삶, 편리한 삶, 안전한 삶, 풍요로운 삶을 다루겠음

1. 장애인의 삶의 질은 ‘건강한 삶’ 부터

 
“뇌성마비, 아동도 그렇지만 특히 성인의 경우 강직이 심합니다. 강직이 심하면 잠을 못자기 때문에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아요. 2014년에 가톨릭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의료비 지원 받아서 전체적으로 보톡스를 맞은 경험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피부미용하려고 맞았냐고 하는데, 보톡스는 피부미용이 아니고 근육이완약물이예요. 그것을 맞았을 때 금액이 입원비, 검사비 다 포함해서 300만원 정도…. 만약 이것을 자부담으로 처리한다? 도저히 맞을 수 없는 금액이예요. 사실은 그렇기 때문에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직업을 못 갖는 상황에서 수급자나 비수급자나, 특히 뇌성마비는 경직의 문제에 굉장히 포커스가 많거든요. 그렇기에 약물 맞고 싶지만 다 비보험이라 부담이 되는 거예요. 
한번에 50만원 분기별로 맞는다고 해도 200만원에서 300만원 왔다 갔다 해요“-뇌병변 장애인 0모씨

 
저는 신장투석을 받은지 올해로 13년째예요. 일주일에 2~3번 병원으로 가 주기적으로 투석을 받습니다. 비용은 약값을 포함 한달에 약 50만원 전후로 들어가는 것 같네요. 저 때문에 온 가족이 고생이예요. 다리도 안 좋은데 매번 투석 때마다 같이 가주는 우리 영감한테도 미안하고 수입이 없어 매달 나가는 투석비용을 대신 납부해주는 두 딸들한테도 미안하고… 늙어서 빨리 죽어야 되는데 죽지도 않고 주변사람들한테 폐만 끼치고 있어요. 앞으로 평생 먹을 것도 신경 써서 먹어야하고, 신장 말고도 당뇨 때문에도 약을 먹고 있는데 더 어디가 아플지 걱정이예요. 나같이 고령인 신장투석환자들을 위한 지원이나 정보를 많이 얻고 싶습니다. (신장장애 2급, 여성, k모씨)

[2016년 장애인정책리포트 한국장총 장애인의 고령화와 건강권 사례 인용]

가장 존중받아야할 장애인 권리는 건강권! 
◦장애인권리협약 25조에 의하면 당사국들이 장애인이 장애를 이유로 차별 없이 최고로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의 건강을 향유할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고,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보장하는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함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으로서 존중 받아야 할 권리로 ‘건강권’이 42%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장애인의 건강·재활을 위해 강화되어야 하는 부분으로 의료비 지원이 87.0%로 가장 높게 나타났음 장애인복지 패널 구축연구 조사(2016) 
(장애인복지 패널 구축연구 조사. 2016) 
◦2014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욕구로 의료보장(32.8%)이 소득보장(38.5%)에 이어 높게 나타남

4배나 나쁘게 느끼고 있는 건강상태 
◦장애인은 평소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하여 53.4%가 ‘나쁘다’라고 응답. 이는 전체인구 15.2%에 비하여 약 4배 높은 수치임 
-특히 장애유형 중 호흡기 장애인의 88.4%, 뇌병변장애인의 77.0%가 본인의 건강이 나쁘다고 인지하고 있음

법은 있지만 실질적인 방안은 모색되지 않아 
◦장애인의 건강권 문제 해결을 위해 장애인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이 2015년 12월에 제정되었고, 현재 하위법령 제정과정에 있으며 2017년 12월에 시행 예정임 
◦장애인건강권법은 장애인의 의료접근성 해결을 위해 이동지원과 의료비 지원을 명시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방안은 모색되지 않고 있음 
◦지금까지 복지부를 주축으로 다양한 TF활동이 있었고 시범사업이 예정되어 있으나, 가장 기본적인 의료접근성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은 모색되지 않고 있는 상황임 
-의료접근성, 즉 경제적 접근성, 물리적 접근성, 정보접근성, 심리적 접근성의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대응책은 전혀 모색되고 있지 않음 
◦더욱이 국가 및 각 지자체는 비장애인에 비해 심각한 격차가 발생하는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인 소득과 사회적 지위, 고용상태와 노동조건, 사회적 지지와 네트워크, 물리적 환경, 식품, 의료서비스 등의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나 전무한 상태임

결국 5배나 높게 나타나는 장애인 조사망률 
◦2014년 장애인의 조사망률은 2431.3명이며,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연도별 전체인구의 조사망률과 비교하면 약 5배정도 높게 나타남 보건복지부/국립재활원(2016). 장애인건강관리사업. 401쪽.
◦장애인 중 건강보험과 의료급여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사정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57.3%로 높게 나타남 보건복지부, 2011장애인실태조사
◦장애인들은 전체 국민에 비하여 오래 입원하거나 병원을 내원하고 있고, 비장애인에 비해 절반의 수입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진료비를 지불하고 있음. 이로 인해 저소득 장애인의 경우 건강생활의 가장 기초적으로 필요한 의료적 조치조차 받기 어려운 상태임
-장애인 1인당 연평균 입내원일수는 66.9일로 전체인구의 3.5배에 달하고 있고, 입원일은 7.8배가 높음 
-또한 장애인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3,914,785원으로 전체인구 연평균 1,033,093원에 비해 3.79배가 높음

□ 장애인 건강권 구축을 위한 기본 과제
◦건강은 사회적 참여와 활동을 제한시키고 수준을 결정하는 요인이나 현수준의 의료서비스의 제공은 심각한 건강격차를 유발함으로써 2차 장애발생 및 건강차별로 이어지는 상황임 
◦기본적으로 의료공급자 중심의 의료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고 건강서비스 제공의 장벽을 제거하여 장애인 접근성을 최적화시키기 위한 우선과제는 다음과 같음

가. 장애인 의료비 산정특례제도 도입 
-실질적인 의료비 지원책으로 장애인의료비 산정특례제도 도입 
-장애인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고비용이 드는 치료에 대한 지원 확대, 의료보험 급여항목 확대, 재활치료 급여항목 세분화와 같은 건강보험제도의 개선과 더불어 의료비 지원사업 대상자 확대가 이루어져야 함 
-비급여 항목을 장애유형이나 정도에 따라 최소화하고 공통된 진료에 따른 전국적인 기본 매뉴얼이 만들어져 특정병원에서 불필요한 진료행위 및 의료비를 줄 일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되어야 함

나. 건강보험 급여 적용 확대 
-장애인보조기기 및 기능성 보조기구 등 건강보험 급여 적용 확대 필요함

다. 병원방문을 위한 이동권 구축 
-현재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장애인콜택시제도로는 병원 예약시간에 맞춰 진료 받기에 어려운 상황임 
-장애인건강권법에는 지역 장애인 건강보건관리를 위해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를 설립하도록 규정하고 있음. 이 센터를 통해 장애인이 병원예약 한 시간 내에 갈 수 있는 차량제공 시스템을 구축하여 제공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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