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이 카드를 만져서 무슨 카드인지 맞히시오

복지카드는 장애인에게 공공요금 할인, 편의 지원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분증
시각장애인은 복지카드 점자 신청을 할 경우, 투명 PVC 필름으로 된 스티커가 부착되고 있음
점자스티커는 쉽게 마모되어 정보 식별이 어려워짐. 복지카드 발급 시 점자가 양각으로 각인될 필요가 있어

@점자 신용카드

눈을 감고 지갑에 있는 카드를 만졌을 때 그게 무슨 카드인지 식별 가능한 경우는 과연 얼마나 될까? 한 두 개 정도일 것이다. 촉감만으로 어떤 카드인지 식별하기는 매우 힘들다. 그런데 촉감만으로 무슨 카드인지 알아야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시각장애인이다.

특히 가장 많이 사용하는 복지카드 때문에 난감하다. 복지카드는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모든 장애인에게 신분증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공공요금도 할인 받을 수 있고, 편의 지원을 받는 등 매우 중요한 카드 중 하나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점자신청을 하면 복지카드에 투명 PVC 필름으로 된 점자 스티커가 부착된다. 사용하다보면 쉽게 마모가 되어버려 복지카드 확인이나 중요한 정보 등을 식별하기가 어려운 불편이 생긴다.

점자스티커로 카드 정보를 식별하지 못하면 결국 타인의 눈과 입을 빌리곤 하는데, 이는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심각한 우려를 낳기도 한다.

시각장애인 중 점자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흔하다. 장애인실태조사(2020)에 따르면 약 30만 명의 시각장애인 중 시력에 장애가 있는 사람은 88.3%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점자 해독 가능한 시각장애인은 6.9%, 점자를 배우고 있는 시각장애인은 2.7%다. 쉽게 말해 10명 중 1명은 점자를 읽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삶의 질 향상과 문화격차 완화를 위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국내여행, 체육활동을 지원하는 카드인 문화누리카드나 일부 일반금융카드는 카드 번호나 유효기간 등이 양각 각인되어 나와 손으로 식별 가능할 뿐만 아니라 마모의 우려도 없다.

모든 카드가 점자 양각 각인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시각장애인에게 가장 기본적인 신분증이자 금융카드이기도 한 복지카드 만큼은 양각 각인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 이에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에 시각장애인이 복지카드 점자 신청 시 양각 각인(복지카드 표시, 신용 및 체크 카드 시 카드 번호 표시)할 것을 요청하였다.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21명의 장애인단체 실무책임자이자 장애전문가들이 모여 일상 속 문제해결을 위해 논의하고 건의하는 회의다.

※ 진행상황
○ [공문 회신]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2024. 7. 10.)
-장애인등록증에 기재된 정보를 점자로 표시하는 방안은 시각 장애인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그 동안 여러차례 검토한 바 있으며, 이번 귀 기관의 건의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심도 있는 검토를 하였습니다. 다만 검토 결과, 귀 기관의 건의를 가까운 시일 내에 시행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며 그 이유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드립니다.
– 장애인등록증의 사용에 있어서 장애인 본인이 그 기재 내용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겠으나 그 보다는 타인에게 이를 보여주고 본인이 등록된 장애인임을 확인하도록 하는 것이 우선되는 용도이므로 장애인등록증에 점자를 표시할 때 점자로 인해 장애인등록증에 표기된 장애인의 성명, 장애유형 등을 알아보는 데에 지장이 없어야 합니다.
– 따라서 점자를 표시할 경우 현행 장애인등록증에서 문자가 표기되지 않은 여백을 활용하여야 하며 점자의 최소규격 및 표기원칙을 준수하여야 하는바, 이러한 제한 하에 현재 장애인등록증에 ‘장애인등록증’이라는 표시와 ‘신용 또는 체크카드의 번호 16자리’를 표시하는 것은 어려운 것으로 확인됩니다.
– 더욱이 금융카드형 장애인등록증의 경우에는 교통카드 및 금융카드 기능과 관련한 IC칩, RF칩, 인레이, 자기띠(MS) 등이 포함되어 있어 이들의 기능이 손상되지 않도록 칩 등이 배치된 영역을 피하여 점자를 표시하여야 하므로 점자를 표시할 수 있는 영역이 더욱 좁아집니다.
– 최근에는 육안으로 장애인등록증을 확인하는 경우 외에 지하철 무임탑승권 발매기 또는 공직 선거장의 신분증 인식기 등 기기를 통해 확인하는 경우가 증가하는바, 점자로 양각 처리된 장애인등록증의 경우 위변조방지요소 훼손으로 인해 기기에서의 인식률이 낮아질 우려가 있습니다.
– 위와 같은 이유로 장애인등록증에 ‘장애인등록증(복지카드)’이라는 표시,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 번호를 점자로 표기하기 어려움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라며, 향후 관련 기술 개발에 따라 점자 표시가 가능한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 [추가건의] (2024. 11. 12.)
– 현재 주요 카드사 7곳(신한, 삼성, 현대, KB국민, 우리, 하나, 롯데카드)에서는 점자카드 발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카드에는 점자로 카드번호, 상품명, 유효기간, CVC 번호가 포함되어 있음. 점자카드 제작 시 장애인 단체나 점자 교정사와 협력하여 ‘한국점자규정’개정안에 따라 점자 카드가 제작되어야 함. 이에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성 확보와 독립적인 복지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복지카드에 점자 양각 각인을 요청함

○ [추가건의에 대한 공문회신]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2024. 12. 9.)
장애인등록증에 표시된 정보(글자) 위에 점자를 표시할 경우 육안 및 기기(지하철 승차권 발급기 등)를 통한 장애인등록증 식별력이 저해됨. 또한 금융카드 및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장애인등록증의 경우 관련한 칩(chip), 자기 띠 등이 포함되어 있어 양각의 점자를 표시할 경우 그 기능의 손상으로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됨. 따라서 현재 여건에서 장애인등록증에 점자를 표시하는 것은 어려우며 지자체에서 시각장애인에게 배포하는 점자 스티커를 이용하여 장애인등록증을 구별하라고 답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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