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시외 버스터미널, 인적서비스 부재에 갈 길 잃은 시각장애인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명절이 다가오면서 많은 사람이 귀성·귀경을 위해 버스나 기차를 이용하고 있다. 또는 늦은 여름휴가를 즐기거나, 경제활동을 위해 지역 간 이동을 하지만, 버스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2023년 하반기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5세 이상의 장애인 중 경제활동참가율은 35.4%이고, 고용율은 34%이다. 또한 여행, 캠핑과 같은 여가 활동에 대한 욕구는 49.8%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이동을 위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그러나 53.2%는 ‘버스에 대한 물리적 접근과 탑승의 어려움’을 말한다. (2023년 장애인실태조사) 최근 장애인 콜택시는 운영 지역을 일부 확대했지만, 여전히 거주지 및 인근 지역 내에서만 이동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 간 이동을 위해서는 기차나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고속·시외 버스터미널은 무인 매표소의 키오스크와 승강장 접근이 어려운 시각장애인에게 인적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탑승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산에 거주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A씨는 도움을 받아 어렵게 키오스크로 버스표 구매를 했지만, 승차 홈까지 찾아가기 어려워 안내원 배치를 요청했다. 하지만 “버스터미널인 민간업체와 시는 해당 문제를 기피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사이렌 벨을 사용해 “3번 승차 홈으로 안내해 주세요.”라는 도움의 신호를 보내며 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례와 같이 시각장애인은 고속·시외버스 터미널의 키오스크와 승강장 접근이 어렵다. 고속·시외버스터미널 매표소의 무인화가 되면서 키오스크 이용이 많아 졌다. 전맹 시각장애인의 경우 촉각이나 청각을 통해 정보를 얻기 때문에 이용 자체가 불가하다. 또한 고속·시외 버스터미널은 음성 안내, 문자 안내판, 휠체어 승강 설비 등 장애인 편의 시설을 제공하고 있으나, 시각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아 접근이 어려워 이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시각장애인의 경제활동과 사회적 참여를 위해 예매·발권, 버스 승·하차 지원 등의 인적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국토교통부에 고속·시외 버스터미널의 시각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인적서비스 제공에 관한 법령 개정을 권고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인적서비스가 법정의무는 아니며, 교통사업자가 장애인 이용 수요에 맞춰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도 인적서비스는 여전히 제공되지 않고 있다.

반면, 코레일과 인천공항, 한국도로공사와 같은 교통사업자는 자체규정을 마련해 인적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코레일은 보호자 없이 이동하는 휠체어 이용자, 시각장애인 등 불편이 있는 고객에게 ‘장애인·노약자 도우미’를 운영하고 있고, 인천공항은 여객터미널 앞에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기를 설치해 장애인에게 인적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전국 193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시각장애인이 인적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한 한국철도공사, 서울교통공사는 사회복무요원을 배치하여 추가 인력 채용 없이 철도 사회복무요원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관들은 법령에 따른 것이 아니라 각자의 분야에서 시각장애인과 같은 교통약자의 필요에 맞춘 인적서비스를 통해 편의와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국토교통부의 교통정책총괄과, 생활교통복지과에 고속·시외 버스터미널 교통사업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예매·발권, 버스 승·하차 지원 등의 인적서비스 제공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여 안내할 것을 요청했다.

○ 고속·시외 버스터미널 시각장애인 인적서비스 제공 요청 (국토교통부 생활교통복지과 2024.8.30.)
– 고속·시외 버스터미널 교통사업자에게 시각장애인을 위한 예매·발권, 버스 승·하차 지원 등의 인적서비스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 안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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