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까지2주를 남긴 가운데,후보자들이 모인 선거토론 방송이 한창이다.후보자들의 공약과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중요한 자리지만,방송을 보는 청각장애인들은 나날이 고충을 겪고 있다.현재는 양자로 대화를 나눌 때 수어통역사 한 명이2명의 후보자 발언을 통역하고 있다.문제는 두 후보가 동시다발적으로 얘기하면 누구의 발언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이에 장애계는 다중 수어통역사 배치를 오랫동안 요구해왔지만,변화는 없었다.
다행히 의미 있는 성과는 있었다.최근 더불어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대선TV토론이 청각장애인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수렴,당차원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및 관련 기관에20대 대통령선거TV토론 진행 시 발화자별 수어통역사 배치를 공식적으로 요구하였다.그 결과,발화자별 수어통역사를 배치한 선거토론 생중계가 확정되었다. 2월21일에 진행된1차 대선토론은 김광진 전 국회의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송출되었고, 2차(2월25일)·3차(3월2일)토론은 복지TV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대통령선거 방송에서만 단발성으로 그칠 게 아니다.장애인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정권을 온전히 보장받아야 하며,선거 참여환경에서 그 어떠한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이번 생중계를 계기로‘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앞으로 진행될 모든 선거 관련 방송에서도 발화자별 수어통역사 배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더 이상 방송사와 선거법 개정 필요성에 핑계 대지 말아야 한다.
한국수화언어법 제2조3항에 따르면, ‘농인과 한국수어사용자는 한국수어 사용을 이유로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모든 생활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며,모든 생활영역에서 한국수어를 통하여 삶을 영위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법으로 명시된 청각장애인들의 권리를 배제하는 것은‘국민에 의한’선거라고 볼 수 없다.선거토론 속 수어통역,앞으로 요구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당연히 보장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작성자 : 신우철 간사(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