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은 과연 장애인을 위해 존재하는가?
“장애인고용정책과 공단!! 이제 개혁이 필요 할 때이다”
450만 장애인은 물론 온 국민을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게 한 ‘공단 직원 고용촉진기금 거액편취 비리사건’의 보도를 접하며 우리는 다시 한 번 ‘공단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장애인 고용촉진을 지상 최대의 과제로 수행해야 할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직원이 오히려 사업주와 짜고 장애인들의 고용을 위해 쓰여야할 기금을 뇌물을 받으며 부정한 사업주에게 갖다 바쳤다는 데에는 할 말조차 잃고 말았다.
이번 사건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450만 장애인의 기대를 한껏 안고 출범한지 10년이 지났지만 항상 장애인들에게 비판과 불만의 대상이 되었던 것의 원인을 보여주는 단편이 된 것이다.
장애인고용을 위한 사회적 약속과 신뢰가 이처럼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며, 어느 기업체가 진정 장애인 고용을 위해 애 쓸지 의심스럽고, 더 나아가서 장애인고용의무의 불이행 책임을 묻는 ‘고용부담금’을 부과하는 명목조차도 우스워 질 것이 심히 우려된다.
장애인 및 장애인단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공단이 제 역할을 감당해 주기 바라는 마음으로 공청회를 비롯한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공단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지적한 바 있다.
장애인보다는 사업주 위주로 진행되는 지원체계나, 실적위주의 운영으로 중증장애인들 보다는 취업이 비교적 용이한 경증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집중되어 있는점. 또한 프로그램의 내실화나 효과성의 검증없이 막대한 예산이 투여되는 대규모 직업훈련시설의 건립 등으로 장애인고용촉진 기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견해가 있어왔다.
이러한 현실은 공단이 진정으로 장애인을 위해 일하고 있다기보다는 자신들의 세력을 불리고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백화점식 사업을 확장하는데 장애인을 볼모로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불러 일으켜왔다.
지금까지의 모든 문제들은 지난해 장애인들의 직업재활법 제정 욕구에서 나타났듯 노동부와 공단이 장애계의 의견은 수렴하지 않은 채 일방적, 폐쇄적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독식해 온데서 기인되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장총을 비롯한 장애인계는 공단이 올바른 역할수행으로 장애인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도록 거듭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는 바이다.
1. 이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에서는 이와 유사한 범죄가 전국적으로 만연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에 검찰과 감사원은 사회적 약자 보호와 건전한 장애인고용풍토 조성을 위해 수사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특별감사를 실시할 것을 요청한다.
2. 노동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과 장애인에게 사과하여야 하며, 장애인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효과성이 없는 공단의 방만한 운영을 전면 재조정해 줄 것을 촉구한다.
3. 공단은 장애인에게 신뢰받는 서비스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사업의 계획과 운영, 그리고 기금지원에 있어서 장애인들의 참여가 보장 될 수 있는 기구를 마련하라.
한국장총은 450백만 장애인의 뜻을 모아 장애인직업재활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위 요구사항의 추이를 예의 주시할 것이며 소비자로써의 권리를 적극 개진해 나갈 것이다.
2000. 5. 16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