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장총련 결성에 대한 우리의 입장

한국장총은 27일 출범하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의 결성이 장애인의 한 목소리를 염원하는 450만 장애인들에게 염려와 실망을 안겨주지 않을까 심히 우려한다. 아울러 정책적 대안제시와 성숙된 단합의 모습으로 기대를 걸고 장애인문제에 관심을 가진 대다수 국민들에게 또 다시 분열과 갈등으로 비쳐져 냉소적 시선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게 된다.

지난 10여년간 장애인단체들의 증가는 사회참여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열악한 현실에서 단체를 유지시키기 위해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서로 반목하며 주도권을 쥐려는 싸움으로 역기능적인 행태를 보여왔던 것도 사실이다.

역사의 시행착오에서 우리 장애인계가 소중하게 깨달은 것은 우리 스스로의 단결이며, 상식이 통하는 대응이라는 것이었다. 이런 각성이 단체들을 결합하게 만들었고 장애대중의 진정한 여망을 읽는 겸허함을 실천하게 만들어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의 역사적 출범을 가능케 했다.

한국장총은 출범 후 지난 3년 동안 직업재활법 개정을 통해 지역에서 장애인들의 직업접근이 용이하도록 해왔으며, LPG 가격인상에 따른 장애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온전하게 보전 받게 만들었다. 또한 생명을 담보로 이용해야 했던 휠체어리프트의 안전기준을 마련했으며, 장애로 인한 추가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장애수당인상·장애아동부양수당이 신설되는 등 장애인복지에 있어 질적·양적 발전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장애인복지발전은 단체들간의 연대와 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기에 단체간의 협력이 장애인복지발전을 이룬 밑거름이 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장애인단체들의 자주적 연대활동이 450만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의 지평을 열어 가는 과정에서 장총련이라는 단체를 새로 결성하는 것이 더 나은 발전이기보다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로 장애인계가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이제 장애인단체들도 더 이상 정치적 이해관계와 권력에 좌우되지 말고 장애인 편에 서서 권익을 대변하고 장애인복지발전과 사회발전에 당당한 일원으로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받고 있다.

따라서 한국장총 회원단체 일동은 작금의 사태를 장애인단체들의 책임과 사명을 새삼 자각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며, 더욱 발전하고 성숙되기 위한 시행착오로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리고 장애인계의 지속적인 협력과 연대를 위해 설득하고 격려하여 하나된 모습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2002년 3월 26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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