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13일 앞두고 각 정당 홈페이지에 정책공약이 공개됐다.정당별로 더불어민주당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국민의힘은 개인예산제 도입,정의당은 탈시설 등 장애계 중점 정책과제를 정책공약으로 구성하였다.하지만 대선 공약의 재탕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삶의 격차를 지역 밀착형으로 변화시켜줄 공약은 눈에 띄지 않는다.
장애인 비례대표 후보들의 공천 실적도 초라하다.광역의원 장애인 비례대표 후보자는 총15명으로 정당별로 더불어민주당8명(서울,대구,광주,울산,경기,충북),국민의힘5명(서울,대구,대전,경북,제주),정의당2명(광주,전남)이다.부산,인천,세종,강원,충남,전북,경남 등 총7개 지역은 세 정당 모두 장애인 비례대표 후보를 배정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방선거 공천 시 사회적 약자를 할당하지 않고 적격성 평가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그러나 공천 결과는 성적순이 아닌 당 공헌도나 이슈에 따라 결정되었다.부산에서는 장애여성 후보가 공천 자격과 가산점을 갖추고도 당선권 밖5번에 배치되어 후보 등록을 포기하였고,장애인위원장은 사직서를 내는 파국을 겪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경기에서6번 이하 비당선권에 각2명씩 장애인4명을 배치하여 장애인 비례대표를 추천했다는 생색만 냈다.1번, 2번에 장애인 후보를 배치한 국민의힘과 정의당과는 대비된다.
문제는 정당의 당헌·당규에서 찾을 수 있다.공직선거후보자 선출 시10%를 장애후보로 배정한다는 방침을 당헌·당규에서 정하고 있는정의당과 달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사회적 계층을 안분하여 고르게”,혹은“정치적 소수자의 추천이 특별히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지역만 우선 추천”한다는 원칙만 규정하고 있다.
결국 장애인의 정치참여는 시류에 달릴 수밖에 없다.공직선거법에 장애인에 대한 정치참여를 보장하는 법 개정과 각 정당 당헌·당규에 장애인 비례대표 추천을 못박아야 한다.지금대로라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전문성을 발휘하는 비례대표의 취지는 온데간데없고 장애인은 계속 소외되고 배제될 뿐이다.
이미2006년부터 장애인단체들은 장애인 공약을 제안하고 장애인 비례대표 당선권 내 배정과 당헌·당규 개정을 요구해왔다.장애인비례대표의 의정활동이 장애인의 삶을 변화시켰고,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장애인연금 도입,장애인종합회관인 여의도 이룸센터 모두 선거공약으로 이뤄진 장애인 복지발전의 역사다.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장애인은 특정 후보 지지 선언에 동원되며 이용만 당하는 계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아직도 대다수 후보는 장애인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지금이라도 지역 현안에 맞는 장애인 공약을 수용하고 장애인 유권자에게 비전을 설명해야 한다.앞으로4년 동안 장애인들이 변화된 삶을 기대할 수 있도록 후보자들은 책임 있는 공약을 선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