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정부는 ‘재난방송의 신속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한 대책’을 발표하였다. 지난 4월 강원도에서 일어난 대규모 산불 대응과정에서 재난방송은 신속성과 신뢰성에서 문제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시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KBS를 비롯한 방송사에서 수어방송 제공이 미흡했고, 현장중계에만 급급한 재난방송으로 인해 대피요령 등의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재난방송 주관사의 책임의식 향상을 위하여 ‘재난방송의 신속성 확보’, ‘주관방송사의 역할과 책임성 강화’,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재난정보 제공’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지상파, 보도․종편 채널 등 주요 방송사들이 재난방송 시 수어방송 의무 이행이 눈에 띈다.
문제를 드러낸 재난방송에 대한 책임성 강화는 환영받을 일이다. 다만 지난 산불 상황에서 발생한 안전문제가 재난방송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산불사고에서 재난에 대한 대응이 그간 보여준 대응과 달리 신속하게 이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장애인의 재난 대피에서는 많은 비판을 받고 있어 장애인 안전대책은 더욱 보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장애인 재난안전대책은 이번 강원도 산불사태, 포항 지진사태, 백령도 포격도발사태 뿐만 아니라 매번 심각한 재난상황에서 반복적으로 거의 작동하지 않았다. 장애인안전 종합대책이 마련되어 있다고 하나, 장애인재난 컨트롤타워 부실로 인해 일차적 대응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번 산불만 봐도 재난방송, 재난문자 및 대피시설 정보 등 정보전달 측면에서 장애계의 비판에 직면했다. 산불을 주의하라는 권고 수준의 재난문자로 인해 실제 강원도 속초에 거주하는 한 장애인은 대피소로 가라는 재난문자에 장소를 몰라 답답했다는 경험을 토로했다. 또한 대피시설에 장애인편의시설 등 정보가 없다는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이번 산불에서 발생한 대응문제를 재난방송으로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조차 안전취약계층에 대한 조항이 부실하며, 각 부처에서 진행하는 내용을 취합한 수준의 장애인안전종합대책, 전담인력 부족, 매뉴얼 및 교육 부족 등 장애인 안전은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에 체계화된 장애인 재난안전대책의 수립이 필요하다. 재난 발생 시 임시대책이 아닌 ‘예방-계획-대응-복구’의 단계별 대책 마련을 마련해야 한다. ‘예방단계’에서 전담부서 구축, 정책시행 근거 등 장애인 재난안전 기반을 마련하고, ‘계획단계’에서 재난안전 국가종합계획 시행과 전담인력 구축, 안전교육과 훈련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 한다. 이후 실제 재난 발생 시 ‘대응단계’를 통해 재난방송, 정보전달, 재난 대피장비 및 인력 가동하여 실질적인 장애인의 안전을 책임지고, 이후 ‘복구단계’에서 피해장애인을 지원하는 등 구체적 장애인안전대책을 마련해야 안전취약계층인 장애인의 안전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
한국장총은 이번 ‘재난방송의 신속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한 대책’을 기점으로 ‘예방-계획-대응-복구’의 체계성을 갖춘 장애인 재난 안전 대책을 정부에서 수립하기를 촉구한다. 앞으로 수립할 제4차 국가안전관리 기본계획(2020~2024)에 이러한 내용을 반영하여 장애인 등 안전취약계층의 안전을 크게 향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