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정신장애인의 탈원화에 대해 법의 규정은커녕 논의조차 없었다.올해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이 발의한‘장애인권리보장 및 복지지원에 관한 법률(안)’에서 처음으로 장애인 탈시설을 명시하였지만 정신장애인을 위한 기반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국내 정신장애 정책에 당사자 관점을 반영하기 위한 방안과 탈시설에 대한 논의를 위하여 지난23일(월)이룸센터 이룸홀에서 한·일 정신장애 정책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심포지엄에서는 한국장애운동과 한국정신장애운동을 살펴보고 일본의 탈원화 정책과 사례를 통해 한·일정신장애운동에 대해 이야기하는시간을 가졌다.
첫 발언자로 나선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정신장애운동의 핵심은 조직이다.조직 없이는 운동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1980년대부터 김순석 열사의 이동권 항거,장애인복지법 제정을 위한 투쟁,교육권,의무고용률,활동보조제도 등에 대한 장애운동을 이어왔다.”며, “정신장애운동도 기존에 해왔던 운동과 다르지 않고 모두 연관되어있다고 생각한다.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으나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하였다.
김락우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前대표는“2000년대에 이르러 시작된 정신장애운동의 역사는 주류 장애인운동사에 비해 짧다.”고 말하며“2013년 열렸던‘정신장애인정책 토론회’는 당사자들이 직접 개최했다는 것에서 의미가 크다.또한,토론회를 주최하여 이끌 만큼 당사자의 역량이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다테이와신야 일본리츠메이칸대학교 교수는“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빠른 시기에 정신장애운동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여러 맹점이 존재했기에 성공했다고 볼 수만은 없다.”라고 하며“정신장애운동의 과정에서 신체,지적장애 운동도 동반하였고 당시 국제적 흐름에 따라 탈시설 정책이 도입되었다.하지만 정신병동의 전체 병상 수는 줄지 않고 있다.가장 큰 요인은 병원 체제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이 정치력을 이용하여 고령의 치매환자를 수용하였기 때문이다.”라 말하였다.
이어 신야교수는“일본 역시 좀처럼 바뀌지 않는 상황에 대해 직면하고 운동하고 있다.”면서 민간병원의 힘이 약해져야 정신장애인의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마지막으로 신야교수는“한국의 정신장애정책에 대해 잘 모르지만 오늘 심포지엄을 통해 한국장애운동 역사를 알게 되었고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크다고 생각한다.서로 배울 점을 받아들여 장애운동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히며 마무리 하였다.
이번 심포지엄은 정신장애운동과 탈원화 정책에 대한 방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자리였다.앞으로 더욱 활발한 논의와 장애운동으로 정신장애인의 자립생활에 대한 정책이 수립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