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건강주치의를 찾아본 당사자들의 이야기



 

 찾아가면 진료거부하는 실패한 시범사업

몸도 불편하신데 어디가 아파서 내원하려고 하시냐,굳이 이 병원 고집하지 말고 가까운데로 가시라
주치의 시범사업 기관이긴한데 아직 이용자가 없어서 시스템이 안 짜여있다
이 제도가 거창한 건 아니고 혈액체크와 건강상태 점검만 하는데 우리는 작은 병원이니 제대로 된 진료 받으려면 큰 병원으로 가셔라

20185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을 이용하기 위해 당사자들이 병원에 문의한 결과,다양한 반응들이 쏟아졌다.하지만 결론은 하나같이 장애인의 진료를 거부하고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함께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 현황과 장애인 당사자 사례발표회를91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장애인 건강주치의 서비스를 경험한 당사자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성북구에 사는 지체장애인 황인준 활동가(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성북구에서 주치의 의료기관을 찾을 수 없었고,강북구에 가서야 주치의 서비스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 강완식 소장(서울시립노원시각장애인복지관)은 집에서 가까운병원 4군데에 문의했지만 모두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고 있어 결국 이용할 수 없었다.오죽했으면 기존에 다니던 병원에 주치의 제도라는게 있는데 등록할 의향은 없는지까지 문의했다.결론은 의사들이 도무지 관심이 없다는 것.

치과주치의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 대구 남구에서는 이민호 팀장(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8곳의 병원의 접근성을 알아본 결과75%(6)가 휠체어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장애인 주치의 등록기관이 진료를 거부하는 이유는 다양하다.장애인 이용률 저조,코로나19확산 방지,다른 환자가 많음,아직 준비중 등등..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에서 전국89개 주치의 의료기관을 조사한 결과70%(62개소)가 주치의 시범사업사업 중단으로 상담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2021년4월 기준 장애인 건강주치의 등록의사는567명이지만 실제 활동하고 있는 의사는88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통계대로라면 주치의 의사 중에15%만 실제 장애인을 진료하고 있는 것이다.

 의사도, 장애인도 아무도 모르는 장애인 건강주치의



주치의?모르겠는데요
주치의 시범사업에 대해 의사도,간호사도 모르는 경우가43%(38개소)에 달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검색해서 찾은 주치의 의료기관인데도 의료기관에서는 대체로 모르겠다는 반응이다.처음 응대한 간호사가 모르고 의사에게 물어 확인하면 의사도 역시 모르거나 안하겠다는 대답이 돌아온다.또 주치의 기관으로 등록은 했는데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전국의423명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84%가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다.아는 사람이10명 중1~2명 꼴이다.따라서 정보를 몰라서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설문조사를 하면서 이런 시범사업이 있는지 처음 알게됐다,지역에서도 알 수 있게 홍보해 달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결국 장애인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은 의사도,장애인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유령제도로 전락했다.

 장애인 건강주치의를 막는 또다른 접근성의 장벽 


승강기도 설치되어 있고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접근이 가능한 것으로 나와 있지만 막상 가보면 경사로가 가파르고 진료실도 매우 좁아 휠체어가 들어서 자리를 잡을 수 없었다
대답 잘 못해요?” “어디가 아퍼?”무시하거나 아이 다루는 듯한 말투의 의사들,정말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애인 건강주치의 서비스를 가로막는 장벽은 인지도에 의한 것만이 아니다.접근성 또한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료기관에 진입할 수 없는 물리적 접근성과 의료진의 장애에 대한 무지한 태도는 장애인 건강주치의라고 다르지 않구나 하며 돌아서게 한다.



내가 운이 없어 좋지 않은 병원만 걸린건지 모르겠지만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커져 몸에 있는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장애인건강주치의 서비스를 이용해보려고 애 쓴 황인준 활동가(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말이다.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화를 바라는 이유



주치의가 생기니 네이버 대신 주치의 선생님에게 묻는다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을 가르쳐줘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병원 말고 집으로 찾아와서 진료해주는 참 고마운 서비스다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화를 바라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시각장애인인 강완식 소장(서울시립노원시각장애인복지관)은 검사 결과를 받아도 제대로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개인 정보라 다른 사람에게 묻기도 조심스럽고,단순히 수치를 읽어주는 것 말고는 더 자세한 정보를 알기 어려웠다.의사들은 괜찮다,더 검사해야한다는 간단한 말뿐1분 진료를 위해20~30분 대기하는 의료현실에서 궁금해도 참아야하는 불편은 감수해야하는 일이었다.주치의가 생기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자료집 내려받기 :http://kodaf.or.kr/bbs/board.php?bo_table=B21&wr_id=540
전체 영상 보기:유튜브최혜영TV함께혜영https://youtu.be/SOehSsU-7PA
 

* 작성자 : 남궁은​팀장(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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