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사전 승차권 예매가 지난29일 기점으로 시작되었다.원하는 시간대의 열차 승차권을 얻고자 하는 방문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상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이번 사전 예매를 앞두고 장애계는 한껏 고무되어 있었다.시스템 개선으로,그간 인터넷 예매시 소외받던 장애인들이 원활히 예매 절차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이는 코레일 측이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 위원회가 제안한 사전 임시저장 기능 도입을 전격 받아들이면서 이뤄진 결과였다.
매 명절마다 승차권 예매 전쟁은 계속되었으나,장애인의 경우 현장방문이 쉽지 않는데다가 대체 방식인 인터넷 예매 환경마저 시각장애인 등 일부 장애유형의 장애인들을 배려하지 않은 방식으로 조성되어 있어 사실상 승차권 쟁탈전에서 배제되어 왔다.코레일은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시스템 개선 의사를 밝히며 장애인 편의 보장을 약속했다.
그러나 인터넷 사전 예매 실시 후,여전히 비장애인 도움 없이는 예매를 진행하기 힘들다는 장애인들의 민원이 빗발쳤다.코레일 측이 사전 임시저장 기능을 비장애인에게도 오픈하고, 3분 로그아웃제마저 적용하여 장애인들에게 정보 입력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기술적 문제로 비롯된 것이어서 해결하기 어렵다”라는 입장만을 고수하며 이후 개선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새로운 명절 예매시스템서 발견된 맹점,외면 말아야
오래 전부터 장애계와 코레일은 명절기간 사전 예매 시스템 상 장애인 배려를 두고 신경전을 이어왔다.장애계가 개선을 요구할 때마다 코레일은 제안 사항을 고려 후 이행하겠다고 했지만 막상 명절 예매기간이 지나면 담당자 교체 및 부재 등을 이유로 들며 차일피일 개선을 미뤘다.코레일의 금번‘사전 임시저장 기능 도입’역시 궁극적으로 전자의 경우와 다르지 않을뿐더러 장애계의 불만을 일시적으로 잠재우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지난4일‘시각장애인을 우롱한 코레일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3분이라는 짧은 시간을 부여하고 있어 이를 이용할 수 없는 처참한 현실에 처해있다.”며“올해 추석 열차승차권 예매 역시 시각장애인이 승차권을 예매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이러한 결과는 시각장애인의 실제 사용성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고 있으며 사후약방문만의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는 사실의 반증이라 하겠다.”라고 비판했다.
지금부터라도 코레일은 공급자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 시각을 고려하여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기술적 문제”라고 모르쇠로 일관하며 추후 요구 목소리를 사전 봉쇄하는 대신,개선 방향을 적극적으로 제시하여 장애계의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개선은 불편 당사자가‘알맞게 해결되었다’고 평가했을 때 이뤄졌다고 말할 수 있다.일말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해서‘책임을 다했다’라고 자평하고 더 이상 개선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은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로 적합하지 않다.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 위원회는 코레일이 사전 임시저장 기능 도입에서 파생된 문제점을 직시하고 개선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연말까지 약속한 웹접근성 개선을 엄수할 것을 요구한다.더불어 형식적인 행보에 그치지 않고 장애인이 편리하게 인터넷 예매 시스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차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울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7. 09. 07.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