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장애인의 날에 부치는 장애인단체 성명서입니다.
본 성명서의 주요내용은 올 한해 장애인노동권, 생존권, 참정권보장과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내용이며 장애인단체들 역시 이 네가지를 중심으로 운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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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회 「장애인의 날」에 부치는 장애인단체 연대성명서
“노동권과 생존권이 보장되고 차별 없는
참다운 세상을 위해 국민의 협력과 지지를 요청합니다.”
올해로 450만 장애인은 스물 두 돌의 장애인의 날을 맞았다. ”스물 둘”은 성년의 나이로 성숙과 함께 책임을 지게되는 나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장애인을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그릇된 인식이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돼 있을 뿐, 이 땅 어디에도 성숙된 장애인복지를 발견할 수도, 그 책임을 물을 수도 없기에 우리 450만 장애인들은 장애인의 날을 기쁜 마음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다.
더욱이 이 사회를 향해 장애인이동권보장에 대한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져가지만 우리 사회의 그 누구도 책임 있는 답변을 회피하는 현실과 장애로 인한 추가생계비를 보전하여 장애인의 최저생활을 보장해줄 것을 촉구해도 복지예산을 빌미로 곤궁한 장애인의 생존권보장이 묵살되고 있는 현실 앞에 장애인의 날을 차라리 외면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450만 장애인을 대변하는 장애인단체들은 이러한 현실에 대한 실망을 비판과 비난의 화살로 이 사회에 되돌리기보다는 지금까지 장애인에 대한 몰이해를 이해시키고 편견들을 설득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장애인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더욱 분발해나갈 것이다. 또한 장애인들의 권익운동이 정당한 자기권리찾기임을 전체 사회가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도록 보다 원숙한 복지운동으로 전개해나갈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이러한 운동을 통해 장애인 인권은 물론이며 모든 사람의 인권까지 보장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장애인의 날을 맞아 결의하는 바이다.
이에 450만 장애인을 대변하는 장애인단체들은 제22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의 정당한 자기권리찾기의 일환으로 올해 선결되어야 할 장애인복지과제를 선정하고 이 과제를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나가기 위해 정부와 국민들에게 협력과 지지를 요청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 사회에 아직도 횡행하고 있는 장애인차별과 불이익을 불식시키기 위해 ””차별금지법””제정을 촉구한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며 기회 역시 평등하게 주어져야 함은 우리나라의 헌법정신이기도 하다. 그러나 보건소장직 승진대상에서 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배제되는 것처럼 헌법정신까지도 쉽게 변질되는 것이 장애인들이 일상에서 부딪히는 뼈저린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공공선을 지켜내기 위해서 차별에 대한 정의와 구체적인 구제절차 등을 규정한 ””차별금지법”” 제정을 제안하는 바이며, 이는 대항할 힘조차 없는 모든 소외계층의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담보해줄 것이다.
둘째, 일할 수 있는 장애인, 일하고 싶어하는 장애인에게 일할 기회를 보장하여 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모든 국민이 함께 협력해줄 것을 요청하는 바이다. 특히 장애인의무고용율 이행과 의무고용율 확대를 통해 장애인에게 보다 폭넓은 노동의 기회를 제공해줄 것을 촉구한다.
더욱이 과학과 정보화기술 발달은 우리의 노동유형을 건강한 신체만을 전제로 하지 않으며, 최첨단보조공학으로 장애를 갖고도 신체적 결함을 보완이 가능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장애인의무고용을 솔선해야할 국가기관조차 장애인고용을 외면함은 장애인의 장애가 능력의 장애로 간주하는 뿌리 깊은 편견에 비롯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애인의무고용율 확대를 통해서라도 일할 수 있는 장애인에게 일할 기회를 보장하고 궁극적으로는 장애가 능력의 장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인식해 보다 폭넓은 고용의 기회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장애로 인해 추가로 지출되는 비용을 최저생계비로 인정하고 보전하여 장애인가구의 최저생활을 보장해줄 것을 촉구한다.
현재의 일률적인 최저생계비 기준으로 지급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급여액은 일반인에 비해 생계비 지출이 높은 장애인가구를 결국 최저생계이하의 빈곤으로 몰아갈 수밖에 없다. 장애인들의 빈곤은 결국 장애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밖에 없음을 최근의 한 여성장애인을 통해 경험한 바 있으며, 그 죽음은 한 여성장애인의 죽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수급권자의 16%를 차지하는 모든 빈곤장애인이 직면하는 현실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장애로 인해 지출되는 비용을 최저생계비로 반영해줄 것을 촉구하며 장기적으로는 모든 장애인이 독립적인 삶을 구축할 수 있는 장애인연금 등의 안정적인 지원책을 모색해줄 것을 요청한다.
넷째, 장애인도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자를 선택할 수 있는 선거환경을 조성해줄 것과 비례대표에 의해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시 장애인할당제를 채택해줄 것을 촉구한다.
대의제 민주주의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는 권리는 국민이면 당연히 행사하는 권리이다. 그러나 이런 당연한 권리가 장애인유권자에게는 선거편의시설과 선거정보 지원부재 그리고 소극적 부재자선거제도로 박탈되어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4.13총선 참정권침해소송에서와 같이 제도권의 자의적이고 임의적인 판단에 의해 박탈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이미 여러 지자체 활동에서 장애인 대표들의 자질과 활동이 검증된 바 있으므로 장애인공천할당제를 통해 장애인당사자의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수용해줄 것을 요청한다.
따라서 올해 치러질 지자체선거와 대선의 양대선거를 앞두고 진정한 의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선거환경보장과 장애인 후보자 공천할당제 시행해줄 것을 촉구한다.
이제 제22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450만 장애인을 대변하는 장애인단체들은 적어도 23회 장애인의 날을 맞기전까지 이 사안들이 하나둘 성취해나가도록 끊임없이 국민의 합의와 정부의 협력을 이끌어나갈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장애인의 날을 거듭하는 만큼 장애인복지가 성숙과 책임을 다해나가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450만 장애인 역시 이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수호하는 원칙과 사회적 책임을 다해나갈 것을 다짐하는 바이다.
2002.4.18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17-08-19 04:16:20 성명서/보도자료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