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진정1호 사건인 제천시 보건소장직 임용에 장애인을 배제한 사건에 대해 ”장애인차별”이라는 인권위 결정이 지난 14일 발표되었지만 차별에 대한 책임은 단순한 권고차원에 그쳐 인권위 결정에 기대를 걸었던 장애인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제천시 장애인차별사건은 지난 9월 제천시 보건소장직 임용에 의도적으로 장애인인 이희원씨가 배제된 사건으로 이러한 부당함을 인권위 출범직후 11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사건이었다.
인권위는 그동안 이 사건의 진위여부를 조사해왔고 지난 3월에는 장애인차별을 인정하고 진정인측과 피진정인측을 불러 합의안을 조정하는 절차를 가져왔었다. 그러나 두번의 조정과정에도 불구하고 피진정인측인 권희필 제천시장이 끝까지 차별행위를 부정함으로 조정절차가 결렬되었고 이에 인권위가 결정문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예견대로 인권위는 결정문 주문에서 “피진정인이 피해자를 제천시 보건소장의 임용에서 배제한 행위는 신체조건(장애)을 이유로 피해자의 평등권을 침해한 차별행위로 인정한다”고 밝혀 장애인 차별에 의한 인권침해임을 분명히 했다.
이와 같은 결정을 하게된 이유에 대해 인권위는 “피진정인은 결원이 생겼을 경우 지방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 임용령과 지역보건법에 따른 신속한 조치를 취했어야 함에도 충원계획과 임용기준을 합리적인 기간안에 세우지 않았고 제천시 공무원 중 유일하고도 우선적인 승진임용대상자인 피해자를 대상으로 그 임용자격과 능력여부를 검증하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타 지역 근무자인 노경호를 전입시켜 후임 보건소장으로 임용하기 위한 절차를 거쳤는바 이는 법률상 우선적인 임용 대상자인 피해자에게 마땅히 주어야 할 승진의 기회를 신체적인 이유로 합리적인 이유없이 제공하지 아니함으로써 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차별행위 인정이라는 결정에도 불구하고 진정인측이 요구한 인사조치의 철회와 원상회복의 권고요구에 대해서는 “제3자가 보건소장으로 임용되어 근무중이며 피진정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차별행위를 한 이유만으로는 그 제3자의 보건소장 임용처분을 취소할 근거는 되지 아니하므로 진정인의 위 주장을 받아들일수 없다”고 밝혔으며
언론매체를 통한 사과광고요구안에 대해서도 “당사자의 자발적인 윤리적 판단과 감정 및 의사에 기초하지 않은 내용의 의사표시를 일반공중에게 공표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를 훼손할 소지가 있으므로 진정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고만 밝히고 있다.
한편 제천시장직 사퇴와 차기 시장선거 불출마 선언요구에 대해서도 “이 사건 차별행위만으로는 피진정인이 그 의사에 반해 시장직을 물러날 만한 사유가 되는 것으로 판단되지 않고 차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출마문제는 본인이 판단할 문제일뿐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할 수 있는 구제조치의 범위에 속한다고 보지 아니하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인권위가 내린 구제조치는 “피진정인은 제천시 행정과 관련하여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적 제도와 정책이 있는지를 조사하여 이를 시정하고, 신체적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권고한다”고만 차별행위를 행한 제천시에게 추후 조치까지 맡긴 형국이 돼버린 셈이다.
인권위 결정문 발표와 관련하여 공대위는 긴급회의를 오는 15일 오전에 갖고 인권위 결정에 대한 입장정리와 추후 행동을 결정할 계획이다.[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17-08-19 04:16:20 성명서/보도자료에서 이동 됨]